사랑의밥상

by 행복한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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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글로 낙원의 풍경을 요리한다

행복한 요리사 2010. 7. 27. 17:00

 

 

불운한 시대의 천재화가 이 중섭,

 시인 이 청리의 영감으로 다시 살아나다

 

 

미친듯한 필치로 역동적인 모습을 화폭에 담으면서

화풍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이중섭.

 

 

그의 대표작 ‘황소’가 얼마전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열린

117회 경매에서 35억6천만원에 팔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2천만원에 판매된

 박수근(1914~1965)의 ‘빨래터’를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빈곤했던 그의 생애가 마감된 이후에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고 명작의 반열에 오른것을 보면

 예술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다.

 

화가 이중섭의 인간적인 내면의 모습을 시로 그려 낸

이 청리 시인은 화가의 작품에 혼을 담고 의미를 재 구성하여

시인의 영감으로 지난 50년 세월 잠들어 있던 화가의 영혼을

시로 그려 냈다.  

 

 

 시에 표현되지 못한 이 중섭의 일대기를 이해해야

이청리시인의 시를 이해하는데 한결 유리할듯 싶다.

 

3.1운동이 일어나기 3년전 평양에서 멀지않은 한 농촌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6.25가 끝난지 3년후에 정신병자로 40년 삶을 마감하고

망우리 공동묘지에 영면해있다.

 

오산학교를 나왔으며 이때부터 소를 스케치했다.

미술로 자신을 표현할수밖에 없었기에  

한글자모로 구성을 시도함으로 한글 말살정책에

저항했고, 현해탄에서 불덩이가 날아드는 그림을 그려

소동을 빗기도 했다.

 

 

 

24세때 야마모토[山本方子]와 결혼하여

원산에 정착해 살면서 8·15해방을 맞았다

6.25 전쟁은 그에게 고난과 빈곤의 삶의 시작이었다.

1950년 겨울 남하하는 국군을 따라 가족과 함께 월남하여

부산·서귀포·통영 등지로 전전하며 피난살이를 한다.

 

 "서귀포가 더 좋소, 서귀포 칠십리에 물새가 운다는 노래도 있지 않소. 임자는 그리 가오"

라는 낭만적인 권유가 그를 자극, 

1951년 동란기에 이중섭은 삶과 예술의 자유를 찾아 제주 서귀포로 향한다.

 

사실 제주에 도착해 여러날을 걸어서 도착한 서귀포에서조차도

 생계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불행했던 가족사 중

 이곳에서의 1년은 행복했던 한 때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파란게와 아이들>은 그의 두 아들과 숱하게 잡아먹었던

게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그렸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의 가족 4명이 기거했던 방은 1.3평 정도의 아주협소한 공간으로

 명성에 비하여 얼마나 그의 인생이 초라했고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부산으로 돌아와 겪게 되는 가족과의 이별.

생활이 어려워지자 부인은 두 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떠났고

 이후로 그는 더욱 더 파란만장하고 곤궁했던 삶을 살다가

급기야는  영양실조,

1955년 7월 정신이상 증세가 나타나 대구의 성가병원에 입원했다.

친구들의 배려로 여러 병원으로 옮겨다니며 치료해 얼마간 호전되었으나

무단으로 퇴원한 후 불규칙한 생활로 병세가 악화되어 적십자병원에서 

마침내 1956년 불우한 삶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어갔다.

 

 

 

  그의 생애를 보면 한마디로 파란과 불운의 연속이었음을 알수 있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 나타나는 힘과 역동적인 움직임은

 이러한 역경과 고통속에서 몸부림치는

그 자신의 내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넉넉한 인심 등을 소재로 한 목가적인 작품들

하나 하나에 천재 화가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

 

 

 

 

[황소]는 고개를 들어 외친다 .

얼굴과 목 주위 주름
 코와 입에 가해진 선연한 붉은 색

 넓은 배경의 붉은 노을을 보고

시인은 읊조린다

 

내가슴을 찟고 또 찟어

더는 찢을 곳이 없어

이 다음 세상에서 살아가야할 내 생까지

앞당겨 다녹여

물감으로 색을 입혔네

그림속으로 들어온 황소가

소리내어 우렁차게 우는 소리를 들었네.

 

 

회색조의 배경에 검고 흰 붓질로 된 득의의 작품[횐 소]
소의 상태도 평정을 이루어서 심정이 안정된
그림앞에서

 

저 흰소를

나아닌 그 누구도

묶어 끌고 다닐수 없었네

아아!

이 흰소와 동행하는 날들이

내 생의 소풍가는 날이었네.

 

 

가족을 소달구지에 태우고 자신은 황소를 끌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함께 가는 광경을 그린 [길 떠나는 가족]앞에선

 

길 떠난 기족의 눈물을 

환희로 그리는 날들이

내 황금의 계절이 아니었으랴

일만의 눈부심이

섶섬에 걸리고

달빛속에 부서지는

저 파도소리는 누구의 노래였던가 

 

 

 

 

  대이상향 이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호를

 대향이라 하고 

귤이 자라는 따뜻한 날씨와

작으나마 깃들 수 있는 집에서

비로소 안도한 이중섭의 마음을 느낄수 있다.

집지붕과 그 아래로 펼쳐지는 섬이 있는 바닷가

고요하고 깨끗한  풍경들을 담은

섶섬이 보이는 풍경,서귀포의 환상을 보면서 시인은 읽는다.

 

 

 

 

하늘에다 천도복숭아를 그리고 있을때

이 세상 시름들이 살아져 갔네

아이들의 웃음이 들이는  곳까지

알몸의 아이들이 에덴동산을

서귀포 앞바다에 펼쳐 놓았네

 

바다와 하늘과 사람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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